상담실

에이즈로 힘들어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상담실이야기
상담실상담실이야기
  • 11월의 상담실 이야기(2020)
    대한에이즈예방협회 2022/06/16 16

 


 

 

우리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우리끼리의 교육이나 모임에서도, 공무원이나 높은 분을 만난다 싶으면 했던 소리,
어떻게 우리가 건물을 가질 수 있나요? 땅이 있으면 건물을 지을수 있나요? 혹시 임대가능한 공용부지 어디 남은 게 없나요?
우리는 원했어요. 1층은 카페 2층은 사무실, 3층은 빅핸즈, 4층은 상담실, 5층은 쉼터 – 이런 이야기들을 하며 우리의 소원을 막연히 말했었어요.

그리고 쉼터는 남의 집에 월세로 살았기에 “301호는 왜 남자들만 살아? 무슨 문제있는 곳이 아니야?”, “사는 사람들이 어째 자주 바뀌네! 이상한 곳인가봐”,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일까?” ????
입소한 분들에게도
“에이즈 쉼터라고 말하시면 안됩니다. 에이즈란 소리를 하시면 정말 안됩니다!”
입단속을 시키는 것도 어렵거니와 그 와중에 집에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속시끄럽던 우리는 쉼터를 대출받아 사고 그 월세로 빌린 이자를 내기로 하였습니다.
잘하였는지 못하였는지 몰라도, 허름하더라도 6,500만원짜리 우리 집이란 게 든든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스럽다보니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가난이 문제인 우리 감염인 분들을 마주하면서 탈출구는 경제적 능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돈을 벌겠다고 야심차게 미국의 하우징 웍스를 본따서 빅핸즈 카페를 오픈하면서 사회적 경제로 받을 디뎠습니다.

본점에 2,3 등등으로 호점은 늘어났지만 매년 그다지 큰 돈을 벌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활발하게 일하던 몇 년 후 공동으로 돈을 빌려서 건물을 산다고 했습니다. 혹여나 잘못되면 어떡하지? 너무 큰 걸 저지르는 것은 아닐까? 은근히 걱정이 되었지만, 더 오를 건물을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우리가 들어갈 공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겁 없이 저지르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박수를 쳤습니다.

이사를 오고 난 며칠 후 오랜만에 “이사했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감염인 한 분이 오셔서 ‘우리의 꿈이 이루어졌네요. 정말 감격입니다!“ 하는 겁니다.

아직 전체가 우리 건물은 아니니, 우리는 그 꿈을 일부 이루었고 이제 이자 걱정을 하고 돈 갚을 걱정을 하고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많은 분들이 월세 나가는 것에 비하면 정말 잘했다고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과거 쉼터를 구입한 것과는 다른 큰 금액이기에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잘 모릅니다. 그리고 뒷감당을 하려고 힘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함께 이 길을 갑니다.
우리는 꿈을 이루면서 또 이 글을 읽으시는 꿈이야기를 들으면서 말입니다.